북한강에 있는 유서 깊은 커피 전문점이자 양식 레스토랑

자체적으로 커피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커피에 대한 사랑이 진심인 곳이다. 이 곳을 처음 알게 된 계기가 2013년 무렵 카페쇼에 찾아갔을 때, 로스팅한 원두를 보관하기 좋은 진공 용기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부스가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용기 3개를 구입했을 때였다. 애초에 그 때엔 그냥 “커피 박물관”인줄만 알았다.

사실 이곳은 천상병 시인이 찾아와서 커피를 마셨던 유서 깊은 곳이고, 지금도 매월 금요일 저녁에 음악회를 여는 클래식한 공간이다. 겨울에는 가끔 벽난로에 진짜로 불을 피워주시기도 한다.

제공되는 커피는 최신 트렌드의 핸드드립 커피처럼 화려하진 않아도 기본기가 꽉 찬 육각형이라 밸런스 좋은 맛이 느껴진다. 성수동의 트렌디한 핸드드립이나 강릉의 보헤미안같은 화사하고 섬세한 맛을 파인다이닝에 비유한다면, 이 곳의 커피는 언제 먹어도 맛 좋은 집밥같은 푸근함과 안정적인 깊은 맛이 있다. 반찬이 다 맛있는 백반집 포지션이랄까. 그래서 다양한 곳의 멋진 커피를 마신 뒤에 마지막엔 여기로 돌아와서 원점을 찾는 기분을 느끼곤 한다.

여기에 오면 나는 언제나 술라웨시 토라자를 마신다. 인도네시아에서 2차 대전에 명맥이 끊길 뻔한 커피인데, 다시 복원하는데에 성공했다는 서사도 재미있지만 이 카페의 핸드드립 스타일과 가장 어울리는 맛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하와이안 코나도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코나는 여기저기서 먹을 수 있기도 하니까. 술라웨시 토라자를 정식 메뉴판에 유지하고 있는 국내 카페는 이곳밖에 보지 못했다.

내가 하도 여기서 그 메뉴만 먹어서인지 모르겠지만, 내게 있어서 “늘 마시던 것으로 부탁합니다”라고 요청할 수 있는 유일한 카페다.

코스 요리는 파인 다이닝이라기에는 다소 올드하지만 맛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특히 수프와 소스를 잘 다루시는 것 같다. 그래서 소스 맛이 요리의 전체 인상을 결정짓는 요리는 대체로 특별히 맛있다. 특히 크림치즈 파스타, 양송이 수프가 훌륭하다. 로브스터도 맛있게 나온다. 대부분의 로브스터 요리는 가격의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데, 이 곳의 로브스터는 제 값을 한다는 느낌이다. 그 외의 메인디쉬는 솔직히 특별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기본기를 잘 지키고 있어서 딱히 단점을 말하기 어려운 적당한 맛이다.

아끼는 사람이 있다면 데려오고 싶어지는 곳이고, 실제로도 부모님을 포함하여 여러 사람을 데리고 이곳에 찾아왔다. 앞으로도 그런 곳으로서 이 곳이 오래도록 남아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