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주에 있는 LP 음악 감상실. 아주 넓은 공간에서 대형 스피커로 LP를 쉬지 않고 틀어준다. 업장에서 스스로 카페가 아니라 음악 감상실이라고 밝히고 있어서, 일행과 함께 가더라도 차분히 대화를 나누기는 어렵다.

대학 강의실에서나 보던 책상 일체형 의자에 앉아 음악을 듣는데, 그래도 그 시절 의자보다는 훨씬 편하다. 다만 음악 감상실이라고 해서 뛰어난 음질을 기대하고 가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전문가가 고른 역사적이고 의미 있는 음반을 듣게 되지만, 판 자체가 많이 상한 경우도 있고 오래된 기기를 손봐서 쓰고 있어서 음질이 강점인 곳은 아니다.

소리의 왜곡도 꽤 있고, 네모난 콘크리트 공간 특유의 울림에 판 표면의 지직거리는 잡음까지 그대로 들린다. 그런데도 이곳이 좋은 건, 혼자 조용히 음악에 집중하는 시간을 아무도 방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간을 가득 채우면서도 귀를 피곤하게 하지 않는 LP 특유의 소리가 그 시간을 편안하게 감싸준다.


뒤편에는 전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지금은 보기 힘든 옛날 LP 기기들이 놓여 있는데, 하나같이 낭만 넘치는 디자인이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날, 자유로를 타고 훌쩍 떠나서 몇 시간이고 머리를 비우다 오기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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