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에서 그리 멀지 않지만 확실한 숲뷰를 자랑하는 산 속 느낌의 카페.

창 밖의 뷰는 와일드한 숲인데, 내부는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의 모던한 인테리어라는 상반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의외로 자연스러운 맛이 있음. 통창 옆에 자리잡을 수 있다면 상당히 기분 좋게 시간을 보내다 갈 수 있는 곳.

1층은 내부 인테리어에 공을 많이 들인 모습이다. 따스하게 정돈된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지면서도, 사람이 많이 들어와서 자리를 잡더라도 부담스럽지 않도록 영리하게 자리를 배치한 점이 좋아 보였다.

베이커리 판매 테이블 근처에 고급 톨보이 스피커가 배치되어 있다. 세팅이 잘 되어 있어서, 상당히 좋은 음질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정도 세팅이라면 “기본적인 톨보이 스피커”의 음향이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에게 적절한 해답이 되어줄 수도 있을 정도로 일반적인 카페에서 만나보기 어려운 음질이다. 사실 음향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카페에서도 이 정도로 기본을 잘 지킨 세팅을 거의 보지 못했다. (당연히 카페라는 특수성을 감안하고 말하는 부분이다. 카페 인테리어가 가지는 어쩔 수 없는 특성은 음향에 있어서 최악에 가까운 환경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음원소스를 위해 세팅된 맥의 캠이 음악감상하는 자리를 비추고 있어서 여기에 앉아있기가 상당히 부담스럽기도 하다. 음향 감상을 위한 스윗 스팟에 앉으면 화면에 비친 내 모습이 모니터에 계속 보인다. 가격대가 상당히 높은 세팅이기 때문에 안전을 챙기려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지만, 일단 손님 입장에서 마음 편히 음향을 즐길 수 있는 상황은 아니어 보인다.

화장실은 1층과 2층 사이 공간에 있다. 입구 천장이 다소 낮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달리 말하자면, 2층에 가기 위해서는 화장실 만큼의 공간 높이를 추가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3층으로 가는 높이 수준이라는 점. 화장실은 관리가 매우매우 잘 되어 있었고, 깔끔했다.

2층은 전반적으로 모던한 느낌의 심플한 인테리어와 통창이 있는 뷰를 보여준다. 테라스 자리도 있다. 1층보다는 인테리어의 밀도가 떨어지지만, 외부의 자연 자체가 콘텐츠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느낀다.

다만 문제는 커피의 맛이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산패된 커피 특유의 찜찜한 맛이 느껴지고 그것을 덮기 위해 물의 비율을 많이 높인 느낌. 사용한 원두의 등급 자체는 크게 나쁘지 않아 보이는데 보관과 추출 방식에 문제가 많아 보였다.

1층과 2층을 가파른 계단으로 오르내려야 한다는 점도 불편함 중 하나이고, 2층에는 콘센트가 지원되는 자리가 없다는 점도 참고할 부분이다.

방문기록

261004

첫 방문

맞이해주시는 주차관리인께서 친절하게 응대해 주셨음. 처음 자리를 안내해 주실 때에 내 차가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좁은 자리에 안내했었지만, 주차가 무리라는 모습이 보이니 요령 좋고 기분 나쁘지 않게 다른 자리로 바로 안내해 주셔서 편안하게 주차할 수 있었음.

점원분들도 다들 친절한 느낌. 2층에 와이파이 안내문이 아무것도 없어서 1층으로 내려가 물어봤을 때에도 다들 바쁜 와중에 먼저 뭐가 필요한지 물어보며 친절하고 상세하게 응대함.

2층에 흔들리는 테이블이 있음. 테이블에서 글을 쓰면 커피가 계속 쏟아지기 때문에 도저히 테이블 위에 노트북을 올려두지 못하고 통창 자리에서 노트북을 무릎에 올려놓고 이 글을 쓰고 있음.

출출해서 앙버터 스콘을 먹어봤다. 특별히 뛰어나진 않지만, 그렇다고 딱히 단점이 크게 느껴지지도 않는 무난한 맛을 보여줬다. 그런데 내가 다양한 앙버터를 먹어봤지만 이렇게 먹기 힘든 앙버터는 처음이다. 스콘이 도저히 잘리지 않고 부서진다. 원래 스콘이라는게 쿠키에 가까우니 당연한 것인데, 그걸로 별 대책 없이 앙버터를 만들면 이렇게 되는 것도 당연하지 않은가. 결국 빵 따로 앙버터 따로 한 입씩 먹어서 입안에서 섞었다.

앙버터는 본래 단팥과 버터가 쫀득하고 기름진 빵과 함께 입에 들어오면서 커다란 버터의 부담스러운 느끼함을 감싸줘서 잡는 것인데, 아무래도 푸석한 스콘은 팥이나 버터와 따로 노는 느낌이라 인상적인 메뉴는 아니었다. 다만 스콘 자체의 퀄리티나 팥, 버터의 퀄리티는 특별히 나쁘지 않았다.

1층 유리병으로 된 워터 디스펜서에서 제공되는 물의 맛과 2층 정수기로 제공되는 물의 맛이 많이 다르다. 1층 디스펜서에서는 아주 익숙한 아리수의 맛이 난다. 한국 수돗물 퀄리티가 높아서 건강에는 전혀 지장이 없겠지만, 나처럼 그 특유의 맛과 향을 싫어한다면 2층 정수기 물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