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처 지하 상가 화장실에 우연히 들렀다가 매장 안에 계신 분들의 높은 연령대와 예스러운 인테리어를 보고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메뉴판에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커피, 라떼 대신 쌍화차가 있는걸 발견하고 이거다 싶어서 바로 자리를 잡고 쌍화차를 주문했다.
조금 더 뜨끈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노른자 분리가 잘 되어 있었고, 쌍화차 자체도 서울 카페답게 깔끔한 맛이 났다. 같은 쌍화차를 만들어도 걸쭉하게 하는 남쪽 지방과는 다르게 왜 서울에서는 깔끔한 맛으로 변하는건지 이해가 가질 않지만, 아무튼 그렇다.

노른자가 올라간 쌍화차를 마실 때에는 차가 나오고 나서 조금 기다리는게 좋다. 처음 나올 때엔 사진처럼 날계란 상태인데, 조금 기다리면 표면이 반숙처럼 살짝 익는다. 완전히 익어버리기 전, 적당히 익었을 때에 숟가락을 이용해서 호로록 먹으면 반숙 노른자의 고소한 맛과 쌍화차의 복합적인 풍미가 뒤섞이면서 기가 막힌 한 입이 된다.
취향에 따라 바로 먹거나 풀어서 먹을 수도 있지만… 노른자 들어간 쌍화차 먹는 법을 굳이 정독하고 있는 초보라면 그냥 반숙으로 먹는 편을 추천한다.
충동적으로 들어간 가게 치고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맛이었다. 이제 쌍화차에 노른자 띄워주는 가게 자체가 거의 멸종해버려서 아쉬울 따름이다. 이게 얼마나 맛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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