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와 성남시의 경계선쯤에 있는 식물원. 위치적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교통이 편리하지는 않은 묘한 자리에 위치하고 있는 수목원이다.

초입에 들어가면 건물로 둘러싸인 중앙정원에서 관람을 시작하게 된다. 부지가 좁은 편이 아닌데도 전반적인 조경이 엄청나게 오밀조밀하게 가득가득 채우는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다.

커다란 물길과 높은 나무, 덩굴로 배경을 깔고 그 위에 한두사람 겨우 지나갈 수 있을만한 작은 나무 다리나 나무데크길을 만들고 그 주변에 볼만한 식생들을 압축률 높게 배치했다. 구성을 아기자기하게 했음에도 일본 스타일은 전혀 아니라는 느낌을 주는 점도 참 재미있는 부분이다.

식물원 전체, 온갖 사방팔방에 개구리 모형이 있다. 엄청 거대한 개구리부터 숨은그림찾기처럼 숨겨져 있는 작은 개구리, 심지어 관람객 사진을 찍는 개구리까지 별 희한한 개구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개구리를 귀엽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여긴 식생 구경보다 개구리 구경에 재미를 붙일 수 있을 정도로 시선 돌리는 곳마다 개구리가 널려 있다.

돌아오고 나서 찾아보니 이렇게까지 개구리가 널려있는 이유가 신구대를 창립한 이종익 박사의 취향이고, 그 분이 기증한 개구리 두꺼비 기증품이 매우 많다고 한다. 개구리는 웅크렸다 뛰어오르는 도약의 의미를 가지기도 하고, 환경 변화에 민감한 생물이라 환경 지표종으로서 환경보전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종이라나.

게다가 이 식물원이 진짜로 환경부 지정 서식지외보전기관으로서 금개구리 복원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니… 이들의 개구리 사랑은 나름대로 기승전결이 확실해 보인다. 이 정도면 인정이지.

산책을 위한 넓은 부지, 눈을 즐겁게 하는 밀도 높은 조경, 날씨 좋은 가을 토요일 오후임에도 크게 북적이지 않는 한적함까지. 내가 좋아하는 요소들을 상당히 많이 갖춘 수도권 수목원이다. 앞으로도 종종 들러보지 않을까 싶다.

방문 기록

261003

첫 방문.

내부의 가든 카페에서 판매하는 커피가 의외로 신선한 느낌으로, 내 기준 4점에 해당하는 준수한 맛이었다.

아이를 데려온 젊은층들도 보였지만, 대부분의 방문객들이 노년층이다. 그래서인지 다른데에선 본 적도 없는 마인삼주스라는 아주 독특한 메뉴가 있길래 홀린듯이 주문해 봤는데, 나도 결코 젊은 층이라고 할 수 없는건지 제법 맛이 있었다. 신선한 마의 담백함과 인삼의 향긋함을 적당한 농도의 우유로 감싸, 밸런스가 무척 좋은 느낌이었다.

가든 스토어도 인상깊었다. 수목원을 자주 가지만 식물은 절대로 키우지 않는 입장인데, 이곳의 상품들은 “하나쯤 키워볼까?”라는 마음을 들게 만드는,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친구들이 많이 있었다.

앞으로 간간이 이 곳에 들를 것 같은데, 몇 번 왔다갔다 하다 보면 언젠가 선인장 하나쯤 입양하고 식물용 전등을 책상에 설치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