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스피커로 LP음악을 들을 수 있는 카페. 바이닐 관리가 아주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바이닐 특유의 LP튀는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도록 기기와 미디어 관리가 섬세하게 되고 있다. 노이즈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문제가… 함께 사용되고 있는 궤짝 스피커의 세팅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궤짝 스피커의 거대한 울림통은 저음을 강하게 내는데, 이걸 벽에 설치해 버려서 잡진동이 하나도 잡히지 않고 개판이 나고 있다. 중역은 아주 잘 정돈된 반면에 저음이 그냥 벙벙하고 가끔씩 나무 튕기는 소리가 날 정도로 맛이 가 있다.

결과적으로, 중고역은 나름대로 괜찮은 소리를 내 주고 있는데 저음이 박살나니까 나머지 모든 사운드 세팅이 무너져버리는 아쉬운 상황이다.

스피커를 정면으로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딱 하나가 있는데, 내가 그 자리에 앉았다. 정위감이 선명하다는 느낌이긴 한데, 아무래도 스테레오를 제대로 들을 수 있는 자리가 거의 없다 보니 모노 처리를 한 것 같다. 그건 뭐 어쩔 수 없는 조치인 것 같긴 하고 크리티컬하지 않다.

피크 타임이 되니까 젊은 여성들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아무래도 인스타 감성 사진 찍는 곳으로 유명한 모양이다. 다들 차려입고 와서 서로 사진 찍어주고 있다. 뭔가 중심 자리에 혼자 앉아있는 흰 머리 아저씨는 오늘 상당히 이질적이라는 느낌이긴 하다.